건축자재 품질인정제도 개정 핵심 정리, 화재 안전은 강화하고 기업 부담은 줄인다

화재에 더 안전한 건축물, 관리체계는 어떻게 달라지나

국토교통부가 건축물 화재 안전을 한층 강화하면서도 기업의 절차 부담은 줄이는 방향으로 건축자재 관리제도를 손질했다. 이번 개정은 「건축자재등 품질인정 및 관리 세부운영지침」을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현장의 애로사항을 반영해 제도의 실효성과 합리성을 동시에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건축자재 품질인정제도는 화재 안전과 직결되는 주요 자재에 대해 명확한 성능 기준을 제시하고, 해당 기준에 맞게 제조·시공되도록 관리하는 제도다. 현재 국토교통부가 총괄하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품질인정기관으로 지정돼 운영을 맡고 있다. 내화구조, 방화문, 자동방화셔터, 내화채움구조, 복합자재(샌드위치패널) 등 5개 주요 자재가 관리 대상이다.


공장이전·설비교체 시 성능시험 면제…절차 합리화

그동안 품질인정을 받은 기업은 공장 이전이나 설비 교체 등 생산 여건에 변화가 생기면 다시 성능시험을 받아야 했다. 문제는 단순한 위치 변경이나 동등 이상의 설비 교체에도 동일한 시험 절차가 적용돼 시간과 비용 부담이 컸다는 점이다.

이번 개정으로 공장 이전이나 동등 이상 성능의 설비 교체의 경우에는 성능시험을 다시 받지 않아도 된다. 관련 서류 검토와 공장 확인을 통해 안전성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개선됐다. 불필요한 규제는 줄이되, 실질적인 안전 확보는 유지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운영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중소기업의 전문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을 반영해, 기업이 희망할 경우 협회가 의견을 제출하거나 현장 점검에 참관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했다.


‘복합 방화셔터’ 신설…안전성과 공간 활용 모두 고려

이번 개정의 또 다른 핵심은 ‘복합 방화셔터’ 품목 신설이다.

기존에는 방화문과 셔터가 일체형으로 제작된 제품이 사용됐지만, 화재 시 시인성이 낮고 충격에 약하다는 한계가 지적돼 2022년부터 사용이 금지됐다. 현행 규정상 자동방화셔터는 방화문과 일정 거리 이내에 별도로 설치하도록 되어 있어, 대형 상업시설 등에서는 공간 활용에 제약이 따랐다.

이에 따라 방화문 기준과 방화셔터 기준을 모두 충족하면서, 내충격성과 개폐 성능까지 강화한 ‘복합 방화셔터’가 새롭게 인정 품목으로 도입됐다. 과거 일체형 제품의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피난 안전성을 높이도록 성능 기준을 한층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현장 점검 확대와 통합관리 플랫폼 도입 추진

제도 개선과 함께 사후 관리도 강화된다. 품질인정을 받은 자재가 실제 현장에서 기준에 맞게 시공되는지에 대한 점검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내화채움구조 등 일부 자재의 부적절 시공 사례가 제보되면서, 시공 중·준공 현장에 대한 점검이 강화되고 있다. 앞으로는 무작위 점검과 제보 기반 점검도 병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IT 기술을 활용한 ‘건축자재 통합관리 플랫폼’ 도입도 추진 중이다. 제조·유통·시공 단계별 이력을 QR코드와 앱을 통해 기록·확인할 수 있도록 해 자재 관리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관련 시스템은 2027년 도입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한 건축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안전은 강화하고, 현장 부담은 줄이는 방향

이번 개정은 화재 안전이라는 본질적 가치는 유지하면서, 현장에서 제기된 과도한 절차 규제는 정비한 사례로 볼 수 있다. 특히 공장 이전·설비 교체 시 성능시험을 합리화한 부분은 기업 입장에서 체감도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건축물 화재는 한 번 발생하면 대형 인명·재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자재 단계에서부터 안전을 관리하되, 제도는 현장에 맞게 조정하는 방향으로의 변화가 시작된 셈이다. 앞으로 통합관리 플랫폼까지 본격 도입된다면, 건축자재 이력 관리 역시 한층 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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